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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얼어붙은 수원의 이적시장, 그들의 생존전략은?
 
[SPORTIAN] 박기병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9/12/28 [22:52]
    © 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이 끝나고 즐길 요소가 사라진 추운 겨울, K리그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역시 따끈따끈한 오피셜과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이다. 특히 알짜배기 자원을 보유하고 있던 제주의 강등과 정조국, 조현우 등 거물급 자원의 FA자격 획득이 맞물려 대격변이 예상되는 올겨울은 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이다.

 

특히 K리그 3위를 수성하며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권을 얻어낸 서울은 인천으로부터 김진야를 영입하며 발 빠르게 이적시장에 뛰어들었고 동시에 대학리그에서 신예들을 대거 수혈하며 선수층을 보강했다. 한 시즌에 3개의 대회를 병행하는 구단의 경우 선수 보강과 로테이션을 효율적으로 해내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창단 최초로 ACL에 진출한 경남이 같은 시즌에 강등을 피하지 못한 경우도 이와 같다.

 

반면, 올 시즌 FA컵을 우승하며 ACL에 복귀한 수원 삼성은 서울과 달리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수비수 도닐 헨리를 영입한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리 놀랍지 않은 행보이기도 하다.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변경된 이후 팬들과 감독의 포부와 모기업의 목표의 괴리감으로 인해 확 줄어든 씀씀이 때문에, 매년 지금처럼 추운 겨울 이적시장을 버텨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게 주어진 돈으로 영입한 용병들의 활약이 나름 쏠쏠했다. 위기의 순간 영입되어 수원을 기사회생 시킨 조나탄과 더불어 2018ACL 4강 진출을 이끈 데얀처럼 검증된 자원의 영입은 물론이고, 사리치와 타가트와 같은 새로운 자원을 영입하여 투자 대비 높은 효율을 보여주었다.

 

모기업 변경 직후 이적시장에서 잠시 방황하던 수원삼성은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서서히 영입에 있어서 보유한 자원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형성한 것 같다. 앞으로도 영원히 얼어붙을 것 같던 수원의 겨울에도 볕이 들 수 있을까?

 

국가의 경제적 특성 활용, 동유럽 선수 적극탐색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리치를 통해 동유럽에 좋은 기억이 있는 수원은 현재 보스니아 1부 리그의 젤레즈니차르 사라예보의 공격수 술래이만 크르피치와의 이적루머가 숱하게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미 계약에 합의했으며 이르면 30일 한국에 입국한다는 현지보도 또한 나왔다.

 

최근 몇 년간 수원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 중에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선수를 뽑자면 타가트와 사리치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질 정도로 사리치의 영향력은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던 수원에서 상상 그 이상이었다.

 

당시 활약 때문에 수원 팬과 더불어 K리그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 이야기가 수원이 어떻게 저런 선수를 데려온 것이냐, 2008년도 수원 영상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등의 농담이 오가곤 했는데 실제로 사리치가 FK사라예보(보스니아)에서 뛰고 있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지도 몰랐을 영입이었다.

 

하지만 동유럽의 경우 국제적인 정세가 프로 리그에도 영향을 미쳐 꽤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선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급을 받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고 전체적으로 선진국의 리그에 비해 낮은 주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UCL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오르샤 또한 과거 저렴한 가격으로 전남과 울산을 통해 K리그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고, 과거 전북 현대가 그리스에 뛰던 레오나르도를 저렴하게 영입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당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었던 그리스의 경제 상황이 프로 리그에도 영향을 미쳐 선수들을 저렴하게 처리해야만 했던 배경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수원은 실력 대비 저렴한 주급으로 선수를 대려올 수 있는 동유럽에 깊은 관심을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에는 위험한 도박을 피하기 위해 스카우터의 정보가 풍부한 브라질 출신 자원이나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를 선호한 수원이었지만 사리치의 사례로 구단 내에서도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된다.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좋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인지라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예상되는 크르피치가 성공을 거둔다면 앞으로 수원에서 보다 많은 동유럽 자원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호주와 미국의 셀러리캡 활용, 이해관계가 맞는 수준급 자원 확보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리치의 영입 이후, 이번 시즌 수원이 보여준 두 건의 외인 영입은 모두 호주에서 이뤄졌다. 득점왕을 이뤄낸 타가트와 중원에서 제 역할을 해준 안토니스의 활약을 보면 꽤나 많은 금액을 지출할 것 같지만, 예상외로 아주 큰 금액을 웃돌지는 않을 거라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2020시즌 대비 첫 영입 오피셜로 나온 도닐 헨리 또한 캐나다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이지만 실력과 비례하여 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호주와 미국 두 국가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연봉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셀러리캡의 제도로 인해 팀 내 총 연봉에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큰 폭의 연봉 상승이 불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활약에 비례한 연봉을 보장받기 어려운 선수들에게 큰 불만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호주의 경우 높은 수준의 K리그를 발판 삼아 사커루에 등용되는 기회를 노림과 동시에 당장의 높은 주급은 아니더라도 중동이나 타 아시아권으로의 이적을 통해 연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관심이 매우 높다.

 

이전에는 호주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수비수나 신체조건을 활용한 한정적인 자원들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타가트와 매튜로 성공을 맛 본 수원 삼성에서는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셀러리캡 제도의 선수와 호주 출신 선수들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권 선수들에 비해 서로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큰 핵심이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 그 속에 반가운 새로운 영입방침

 ©대한축구협회

 아마 수원 삼성에 투자되는 모기업의 금액은 지금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다. 이미 스포츠에 관심이 멀어진 상황에서 정말 기업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는 이상 스포츠에 투자할 금액을 확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정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수인데, 수원 삼성은 몇 년의 경험 속 실패를 바탕으로 구단에 가장 적합한 노선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구단 내의 긍정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모기업 수뇌부를 납득시키기 충분한 명분과 효율적인 자본의 운용, 그리고 스카우터 전문성이 늘어남에 따라 올라가는 성공 확률. 수원의 상황에 아주 딱 맞는 영입 방침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생각 없이 브라질 선수 중 그럴싸한 선수를 모셔와 숱하게 뒤통수를 맞았던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팬 입장에서 지금의 이유 있는 영입 방침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지지하고 기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이고르나 핑팡 같은 잊지 못할 선수는 다시 나오진 않을 테니 


박기병 인턴기자 rlqud1997@naver.com


기사입력: 2019/12/28 [22:5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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